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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쓸 만한 인간ㅣ박정민 작가ㅣ상상출판 출판사

by 김태리 Taeri 2021. 10. 24.

쓸 만한 인간 ㅣ 박정민 작가 ㅣ 상상출판 출판사




박정민 배우님의 첫 산문집이다.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니길 바란다.

처음 배우님을 알게된 건 영화 <동주>
윤동주 시인을 좋아했기 때문에 본 영화 속에서,
주인공 윤동주보다 그의 친구 송몽규가 더 좋았다.

그리고 그 캐릭터를 매력있게 만든 박정민 배우님을 알게 됐다.

종종 구경하는 서점에 들렀다가 그의 책을 보게 됐고,
당연히 펼쳐보았다.

책을 구입하기 전 항상 첫 페이지를 읽어본다.
작가가 가장 공 들이는 처음이 나와 맞지 않으면
끝까지 맞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책은 작가 소개만 읽고 사야겠다 싶었다.

이 산문집은 배우님이 옛날부터 블로그에 올렸던 글들을
수정하고 다듬어서 하나로 묶어낸 책이다.

첫 글은 2013년부터 시작된다.
도입부에는 작가 소개를 읽었을 때의 흥미와 기대가 커서인지
조금 실망했다.
그러나 나의 직감을 믿으며 중간에 하차하지 않고 끝까지 읽었다.
(그리고 그러길 잘했다.)

글이 오랜 시간에 걸쳐 완성된 만큼
배우님(그리고 작가님)의 성장을 함께 읽어나갈 수 있다.
그런 재미가 있다. 글도 점점 더. 격하게 재밌어진다.

다른 에세이는 대부분
다양한 경험을 하다가, 뭔갈 깨달은 ‘후’에
전까지 있던 일들을 기억에 의존해 써내려 간다.
그러나 이건 그때그때 써진 글이기에 더 솔직하고, 더 친근하다.
확실히 색다른 매력이 있다. 글에게도, 이 배우에게도.


확실한 건 박정민 배우님은 쓸 줄 아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글을 쓰는데 필요한 센스가 기본적으로 갖추어져 있다.

무심결에 그의 일기를 듣다보면
그럴 듯한 문장과 서사도 종종 있다.

세상에 평범한 사람은 없다지만 (모두가 특별하지만)
책을 내는 사람들은 대부분
좀 덜 평범한, 좀 더 특별한 사람들이라 생각된다.
그래서 읽다보면 공감보단
대단하다, 배우고 싶다 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그러나 이 산문집엔 여기저기 공감투성이.
배우 박정민의 책이 아닌 인간 박정민의 일기.

물론 대단하고 배우고 싶은 점도 있음. 많음.

읽다가 웃겨서 스토리에 찍어올린 부분.

책을 궁금해하는 친구들이 몇몇 있어서
미국으로 교환학생을 가는 친구한테도 이 책을 선물했다.
서른을 앞 둔 친구에게도 이 책을 선물로 추천한다.

에세이에 대한 편견이 있어서 잘 읽지 않던 내가
이 책을 계기로 다른 에세이들까지 접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여전히 읽은 에세이들 중 참 잘 읽은 책에 속한다.

가볍지만 깊다.
지나친 솔직함이 공감된다.

굳이 박정민 배우님을 좋아하는 팬이 아니더라도
그의 에세이는 배우가 아닌 한 사람으로의 이야기로 읽기 충분하다.

영화 속에서 한 번쯤 저 배우는 누구지? 하고
작은 시선이 간 적 있다면 읽어보길 바란다.
읽은 뒤로는 그의 영화를 계속 찾아보게 될 수도... 나 처럼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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