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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뮤지컬 < 레베카 > | 신영숙, 이장우, 박지연 배우

by 김태리 Taeri 2021. 11. 27.



그동안 본 뮤지컬 중 가장 강렬하게 소름 돋았던
신영숙 배우님의 <레베카>

뮤지컬은 대사가 드문드문 안들리기도 하고
내용 파악이 그때그때 어렵기 때문에 (저만 그런가요..?)
줄거리 정도는 미리 파악해두고 가는 편인데
레베카는 아무것도 알지 못한 채 갔다.
그래도 쉽게 이해되고 줄거리를 아는데 어려움 없었음
관람 전까지 주인공이 레베카인줄 알았다는…

물론 레베카 넘버는 알고 싶지 않아도
너무 많이 들어서 흥얼 거리면서 감ㅎ

레베카는 원작 소설도 있고
히치콕 감독이 만든 영화도 있고
최근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영화도 있고
이미 너무 유명해서 줄거리를 아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네이버에 검색하면 볼 수 있는 레베카 공연 소개 글.
등장하는 ‘나’가 성장하는 여성 캐릭터…라지만
사실 많이 성장한 느낌은 아니다.
댄버스 부인이 너무 강력해서 그렇게 느껴질지도..

비중이 가장 큰 ‘나(이히)’ 역할은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양석형 전 부인으로 나오셨을 때
뭐야 저 사람 왜케 예뻐 내 스타일
했던 박지연 배우님이셨다.
드라마에서와는 완전히 다른 캐릭터 연기를 보여주신다.

1부 초반은 조금 지루할 수도 있다.
뮤지컬 특유의 ‘꺄르륵 호호 이힛’ 느낌.
댄버스 부인의 등장부터 본격적으로
‘(부아아앙)레~~~베카아~~~!’
서스펜스가 시작된다.

반 호퍼 부인은 한유란 배우님,
베아트리체는 김경선 배우님이 맡아주셨는데
두 분 다 캐릭터와 너무 찰떡이라 몰입이 잘 됐다.

무대나 조명도 뛰어났고 오케스트라도 최—고였다.
관악부 시절이 떠올라 한참 떠들었음
저 분들도 바닥에 침 흥건하실까 하면서…


좌석은 R석 1층 6열 33번

오른쪽 끝쪽 자리라 목이 조금 아팠지만
고개를 내밀면 다 보였기 때문에 크게 불편하진 않았다.
(가장 끝 34번에 앉은 친구 시야에는
종종 가려지는 부분이 있었으나 레베카만 여섯 번째 보는 아이라 노래만 듣겠다고 양보함)

중요한 내용이 왼쪽 끝에서 더 자주 일어나기 때문에
끝자리에 앉을 거라면 왼쪽 자리가 더 나을 것 같다.

이번에 댄버스 부인은 옥주현, 신영숙 더블 캐스팅이라
두 분의 목상태가 걱정 되지만…
2월 공연까지 무탈 하시길 바란다.

신영숙 배우님 = 댄버스 부인 그 자체…
배우님에게 압도 제대로 당하고 왔다.
레베카 넘버도 넘버지만 평소 대사칠 때의 목소리도
그냥 내가 생각하는 캐릭터 목소리 그 자체.

코로나 때문에 환호성 금지인데
커튼콜 시작하자마자 사람들 일어나서 기립박수 치더니
배우님 나오자마자 환호성 냅다 질러버림
(환호성을 참으려고 했으나
참아지지 못했고
어쩔 수 없이 터져나온 느낌이라 웃겼음)

현장에서 공연을 보는 이유 중 하나가
코로나로 인해 즐길 수 없다는 게 슬픈 현실이다.

일년에 한 두 번 보는 뮤지컬이지만
나름 지금까지 봐온 뮤지컬 중에 가장 소름이 돋고
압도 당하고 온 공연이었다.

특히 내용을 모르고 왔더니
마지막에 결말도 극 초반처럼 행복하게 꺄르륵 하며
마무리 된 게 아니라 더 좋았다.

달달한 감동보다 그녀의 집착과 광기…가 더 좋아…^^
캐릭터들도 어딘가 하나씩 광기에 사로잡혀있는 느낌이다

연말이나 연초에 꼭 보세요.
옥댄도 기회되면 보고 싶지만
신댄 최고였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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