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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구의 증명ㅣ최진영 작가ㅣ은행나무 출판사

by 김태리 Taeri 2021. 10. 27.
구의 증명 ㅣ 최진영 작가 ㅣ 은행나무 출판사


제목만 봐서는 어떤 내용의 소설일지 감이 오지 않지만
일단 은행나무 출판사의 책들은 재밌다.

그래서 책 내용이 뭔데?
라고 묻는다면 짧게,
사랑하는 남자가 죽었는데 그 시체를 먹는 내용이야.
라고 할 수도 있겠다.

생애 가장 큰 스트레스가 배우자의 죽음 이라고 한다.
가족은 태어나보니 핏줄이기에 사랑한다고 하지만
핏줄이 아닌 내가 스스로 선택한 사람과 사랑의 힘은
어마어마하게 내 마음에 자리잡는다.
그 사랑의 죽음은 당연히 고통이고, 상상조차 끔찍하다.
이 소설에선 그 고통을 달래는 방법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먹는다.

내용이 뭐 그래? 안 읽을래.
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다양한 소설을 평소에 자주 접했던 사람들이라면
요약된 내용 하나로 결코 글 전체를 판단할 수 없단 걸 알겠지만..
독서와 이런 내용의 책이 본인의 취향이 아니라면 아닌거니까.
제발 읽고 판단해달라며 강요 하지는 않음.

텅 빈 동그라미와 가득 찬 동그라미가 번갈아 나온다.
시점의 변화를 나타낸다.
구와 담의 시점이 나오며 우리는 구와 담을 번갈아 알게 된다.

작가님은 은유를 잘 하는 사람이다. 파격적인 사람이다.
내가 재밌게 읽었다는 뜻.

책이나 영화를 접한 뒤 괜시리 기분이 찝찝해지고 불쾌해지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꺼려질 수도 있다.

사랑이란 무엇일까?
아픈 것도 사랑일까?
아프지 않으면 사랑일까?

상상거리 하나가 던져지면 머릿속에서 가지를 뻗고
무한한 상상의 나무가 펼쳐지는, mbti가 극 n이신 분들은
좋아할 책이다.

내 최애 페이지.

사람은 누구나 사랑을 하고싶어한다.
그 사랑을 택함으로서 불행이 시작된다고 해도.

친구가 찍어올린 이 페이지를 읽고서 책의 제목을 물었다.
그리고 바로 서점에 가서 샀다. 구입하자마자 다 읽어버렸다.
책이 두껍지 않고 간결해서 두 시간 정도면 다 읽을 수 있다.

좋아하는 것과 사랑하는 것의 차이가 뭘까,
여전히 답을 모르는 사람들이 한 번쯤 읽어보면 좋겠다.
내 눈엔 그 차이가 이 소설 속에 절절하게 드러나보임.

구의 증명엔
평생에 한 번 해보기도 어려운 숭고한 사랑 이야기가 담겨 있다.
아직 공감을 못하는 사람들도 언젠가 이런 사랑을 겪게 된다면
이 책이 떠오를 것이고 그때쯤 다시 책을 펼쳐보게 될 것이다

너무 아픈 사랑을 해서 마음이 다친 경험이 있는 사람,
그리고 그로 인해 여전히 아픈 사람은
조금 더 단단해졌을 때 이 책을 봤으면 좋겠다.
왠지 내 가슴이 더 아파지는 경험을 할 수도 있다.
뜨거운 사랑을 할수록 마음이 자주 아파지고
아플수록 뜨거운 사랑이었다고 느끼는 아이러니.

여러분 그래도 사랑하며 사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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