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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의 정석ㅣ독후감

by 김태리 Taeri 2021. 11. 6.

 

자아 형성 과정에서 혼란과 불만을 겪는다는 중학교 2학년.

우리나라에는 북한도 무서워서 침범하지 못한다는 2이 있다.

3년제 전문 대학을 다니고 있는 2학년들의 심리 상태도 그들과 다를 바 없다.

패기 넘치던 1학년과 당장 취업을 앞둔 3학년 사이 그 어디쯤에서 이도 저도 못 한 채 헤매고 있는 2학년의 나.

우리는 2이라는 새로운 말로 불리기 시작했다.

 

한창 길을 잃고 방황하던 내가 향한 곳은 대형서점이었다.

분야별로 나뉘어 있는 코너들 사이에서 오랜 시간을 서 있다가 선택한 것은 결국 자기계발 코너였다.

취업과 창업 관련 책들 속에서도 눈에 띄는 책이 있었다. ‘취업의 정석’.

옆에는 자그마하게 기업이 원하는 신입사원은 1%가 다르다라고 쓰여 있었다.

항상 1%가 되고 싶어 욕심을 내다가 55% 정도에 머물면서도 만족하던 나에게 이 책은 작은 희망의 불씨를 태워주었다.

일곱 가지로 나뉜 목차를 한번 훑어본 뒤에는 바로 책을 사서 읽어보았다.

 

이 책은 다섯 명의 취업 전문가들이 성공적인 취업 방법에 대해 나열해둔 것이다.

책에서는 이력서를 쓰는 순간부터 면접장을 나서는 순간까지의 비법들을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알려주고 있다.

마치 취업이라는 이름의 과목을 교과서를 통해 기초부터 배워나가는 느낌이었다.

이 한 권에서 강조하고 반복하는 중요 내용은 크게 세 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었다.

하나는 취업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자기소개서와 이력서의 작성법이다.

일단 취업에 대한 관점을 '' 중심에서 '기업' 중심으로 이동해야 한다.

나를 어필하는 것에만 집중하지 않고 기업에 입장에서 어떤 사람을 뽑고 싶을까를 늘 생각하며 작성해야 한다.

또 기업을 분석한 뒤, 그에 연계한 이력서를 써야 한다.

기업을 공부하고, 그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에 나를 맞추어야 내가 그 기업에 적합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릴 수 있다.

글을 쓸 때는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작성해야 한다.

예를 들어 "저는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합니다."라는 문장 대신,

"저는 불의의 사고를 당한 아버지를 위해 5년간 일과 학업을 병행했습니다."라는 문장을 통해 면접관이 나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게끔 써야 한다. 잘 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로 1차에 통과를 했다면 2차 면접도 중요하다.

 

책에서 중요하게 말하는 또 다른 하나는 첫인상의 중요성이었다.

면접장의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부터 표정, 보행 태도, 인사하는 자세 모두가 평가 대상이라고 한다.

이 첫인상으로 당락 중 은 결정짓지 못해도 은 결정이 된다고 한다.

마지막 하나는 최종을 결정짓는 면접에 관한 내용이다. 면접 중 시선은 면접관의 미간에 둬야 한다고 한다.

내게 질문이 들어오고, 면접관에게 답을 할 때만 눈을 맞춘 뒤 대답을 한다.

그리곤 다시 미간에 시선을 둔다. 면접이 끝이 나면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하며,

의자가 비뚤어졌으면 원래대로 정리하고 나간다.

회사 건물 앞까지 면접 요원을 배치해 놓고 지원자의 모습을 평가하는 곳도 있다고 한다.

회사를 나설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이 책에는 어떤 사람들에겐 어쩌면 당연한 거 아니야?’라고 생각될 만큼 기본적이고 사소한 것들까지 모두 상세하게 설명이 되어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이 반복해서 강조할 만큼 이러한 것들이 중요하다는 것, 그리고 생각보다 많은 사람에게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당장 나 역시도 이 책을 통해 여러 착각 중 몇몇 가지 착각이 일깨워지기도 했다. 2 아이들과 심리 상태가 비슷하다고 해서 내가 그들처럼 어리광을 부릴 수 있는 나이는 아니었다. 깨닫게 된 것 중 하나는 취업에도 공부가 필요하단 것이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거지만, 주변만 보아도 취업 공부를 하지 않고 무작정 이력서를 작성해서 넣어보는 사람들이 꾀나 많다. 두 번째는 면접관들이 원하는 면접자의 모습은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기본만 지켜도 반은 간다. 그러나 기본조차 준비되어 있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 세 번째는 스펙에 대한 생각이었다. 스펙도 물론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조건이 모두 같은 지원자 중에서 스펙이 더 좋은 사람을 뽑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들이 있다. 역량을 키우고 간절함을 보이는 것이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스펙을 쌓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간이 부족한 시점에서 토익 점수를 올리겠다고 시간을 소모하느라 더 중요한 역량을 보여주지 못하는 안타까운 사람들이 많다. 시간이 촉박할 때에는 시간 대비 더 중요한 성과를 낼 수 있는 다른 부분에 초점을 맞추어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고, 취업을 준비해야 한다.

 

책을 통해 배우게 된 것이 많아도 실천하지 않는다면 배움에 대한 가치가 없을 것이다. 머리로는 취업에 대해 걱정을 하면서 아직 2학년이라는 이유로 아무런 준비도 않던 나는 본격적으로 준비를 시작했다. 책을 다 읽기도 전에 종이에 읽은 내용을 정리해나갔다. 그리고 먼저 입사를 원하는 기업에 대해 분석했다.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상을 알아보고, 그것을 증명해 보일 수 있는 나의 경험들을 생각해 보았다. 또 학교생활을 그냥 흘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이야기를 입히기 위해 내 꿈과 관련된 일들을 찾아보게 되었다. 당장 실천은 아니지만, 내년부터는 면접 연습도 병행할 것이다. 거울을 보고, 녹화한 것을 돌려보며 끊임없이 무의식 속 나의 안 좋은 습관들을 들여다보고 고쳐나갈 것이다.

 

직업은 세월의 변화에 따라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그 변화무쌍한 것들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하나의 기준은 존재한다. 이 책에 담긴 방법들은 그 변하지 않는 기준이다. 세월이 지나도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잘 작성하는 법, 그리고 면접 시 지켜야 할 예의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나의 직업 가치관이 변하고 원하는 직종이 변하더라도 이 책은 언제든 나의 취업 준비에 도움이 되어줄 것이다.

 

고등학교 시절까지만 해도 친구들에게 커서 뭐 하고 싶어?”라고 물으면, 각자 원하는 직업을 말하곤 했다. 그러나 대학교에 와서 졸업 후 진로를 물으면 다들 같은 대답을 한다. “취업해야지”. 전공이 무엇이든, 자신이 원하는 직업이 아닌 취업자체가 목표가 된 것이다. 그만큼 취업은 어려운 일이 되었다.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을 하고 싶다고 대답하는 그 모든 친구에게, 성공적인 취업을 할 수 있도록 이 책을 추천해 주고 싶다.

 

이 책은 수학의 정석처럼 취업에 대해 기본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어야 하는 것들을 서술해 둔 취업의 정석이다. ‘우린 다 할 수 있어요.’와 같이 희망적인 용기를 얻고 싶은 사람들에겐 다소 딱딱하고 현실적인 책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2이 아닌 현실에 있는 우리에겐, 무조건적인 응원보다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조언이 더 도움이 되어 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다섯 명의 전문가가 각자 더 전문적인 분야에 대해 자세히 조언을 해주고 있지만, 마지막에는 결국 똑같은 외치며 책을 마무리한다.

 

“Never give up!(절대로 포기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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